왜 어떤 브랜드는 잘 나가다가 금방 잊힐까요?
그리고 왜 어떤 브랜드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설레게 만들까요?
제품을 잘 만들고, 서비스가 훌륭해서? 맛있고 친절해서?
운동 좋아하는 사람이 특별히 아끼는 브랜드가 있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IT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
남다른 패션 감각을 가진 사람에게도
유독 선호하는 브랜드는 있기 마련이죠.
누구에게나 믿고 쓰는 브랜드 하나쯤은 있죠.
다른 사람에게 그 브랜드를 추천하기도 하고,
때로는 경쟁 브랜드를 폄하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왜 벌어질까요?
브랜드는 관계를 추구한다고 합니다.
유명한 짤도 있죠.
만약 당신이 한 이성과 만남을 갖고 있다고 칩시다.
근데 이 사람에 대한 마음이 확실치 않아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좋아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고, 기념일도 챙겨봅니다.
로맨틱한 분위기도 연출해보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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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해봤을 겁니다.
없는 감정을 가지려고 노력해본 경험이요.
하지만 뜨거운 마음은 생기지 않습니다.
이럴 때 상대방은 어떨까요?
정말 뜨겁게 사랑하고 있다고 느낄까요?
글쎄요, 아마도 어딘가 허전하다고 느낄 겁니다.
분명 남들 하는 거 다하는 것 같고 만날 때는 즐거운데
어딘가 어색하기도 하고,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을 거예요.
존경하지 않으면서 아부를 한다거나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한다거나
열정이 없으면서도 열심히 하는 척 한다거나 하는 일은 모두 비슷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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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당장은 효과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마음이 없는 행동은 오래가지 않을 뿐더러
상대방 역시 그런 행동에는 흥미를 곧 잃게 될 겁니다.
이런 일이 브랜드에도 일어납니다.
데이트, 스킨십, 깊은 대화, 선물, 다정한 말투.
이런 것들은 모두 연애할 때 사용되는 일종의 재료들이에요.
그런데 이 재료들은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동원되는 것들이죠.
브랜드에게는
좋은 품질, 혁신적인 기술, 세심한 서비스, 아름다운 디자인, 편리한 구매절차 등이
바로 재료들이죠.
이러한 것들은 브랜드의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들입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채워주겠다거나
보다 활기찬 삶을 살아가도록 돕겠다거나
사람들이 품격을 지킬 수 있도록 옆에 있어주겠다거나
이런 것들이 브랜드의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인해 브랜드의 행동은 정해집니다.
단지 ESG가 유행이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게 "진짜 브랜드의 마음"이기 때문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고객은
진심에서 나온 행동과 그저 흉내내는 것을 알아보는 눈이 있습니다.
흉내내는 행위는 창의적이지 않습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행동일 뿐이죠.
새롭지 않으니 감흥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맥락도 없습니다.
마음이 있으면 행동에는 질서가 생깁니다.
브랜드와 관련된 기업의 모든 행동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행동끼리의 연관성도 생기게 되죠.
하지만 흉내내는 행동에는 질서가 없습니다.
브랜드를 구체화하는
고객의 구매경험, 디자인, 품질, 컨셉, 마케팅, 심지어 가격까지도
브랜드의 마음에 따라 정해집니다.
브랜드의 마음이 중심에 있고,
브랜드를 구체화하는 요소들이 주변에 놓여있는 그림을 생각해보세요.
중심의 강력한 힘이 외곽의 여러 요소들에게 질서를 만들어주는 것처럼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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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지구의 중심과 지표면, 태양과 행성들, 거대 블랙홀과 항성계들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지구의 중력이 지표면의 바다, 나무, 바위와 흙 그리고 생물들을 잡아놓죠. 대기도요.
태양의 중력이 저 멀리 해왕성은 물론 그 외곽의 물질들을 묶어 태양계를 이루죠.
우리 은하도 중심으로부터 거대한 중력을 발생시켜 천 억 개의 항성계를 품어 안고 있습니다.
브랜드라는 세계의 중력 역시 이렇게 생겼습니다.
브랜드의 중력이 브랜드 경험을 만드는 모든 요소들에 질서를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브랜드의 중심을 ‘핵심철학’ 이라고 부릅니다.
이 핵심철학이 확실하면 할수록 질서도 견고해지고,
무슨 일을 해야할지 확실해지고, 하는 일에 맥락이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핵심철학이 없거나 불분명하다면
질서를 만들 수 없고,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해야할 지 헤매고, 맥락도 없을 것입니다.
그저 그 브랜드가 속한 업계에서 유행을 좇느라 바쁘겠죠.
핵심철학은 브랜드에게 일관성을 주고,
이 일관성은 정체성을 줍니다.
그리고 이 정체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침내 고객이 되고,
브랜드가 이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
고객은 이 브랜드의 세계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게 "핵심철학이 하는 일"입니다.
"나의 브랜드" 혹은 "나라는 브랜드"는
이러한 중력을 가지고 있는 지 물어봅시다.
우리 브랜드, 우리 지역, 우리 단체, 그리고 나는
중력이 주는 질서를 쫓아 행동하고 있나요?
없다면 또는 불분명하다면
이것부터 짚고 넘어가 봅시다.
나에게는 중력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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